
사실 2년 전 블로그를 처음 만들었던 목적은 블로그의 수익화였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깨달았다.
블로그의 성공에서 중요한 건 게시물 정보가 아니라 게시물을 올리는 사람의 인사이트(내공)라는 걸.
5년, 10년 관심분야를 공부하고 생각하고 정리하면 어느 순간 한 분야에 내공이 생기지 않을까 싶은 마음으로 다시 블로그를 시작한다.
물론 거창한 목표보다 중요한 건 하루하루 꾸준하게 쌓아가는 것.
연말에 항상 드는 생각이 있다.
과거에 열심히 했지만(주로 의욕이 넘치는 연초에) 현재 손 놓고 있는 일을 멈추지 않고 계속 해왔더라면 지금쯤 꽤나 성장해있지 않았을까 하는 후회다.
블로그는 이 꾸준히를 가능하게 해주는 강력한 도구다.
한때 관심이 생겨 공부했던 경제, 부동산, 영어회화 등의 지식과 잊지 않으려고 기록해 둔 찰나의 생각, 감정 등이 항상 머물러 있다.
언제든 꺼내서 상기시킬 수 있다.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다.
내가 읽었던 정보의 95%는 한 달 이내에 내 머릿속에서 증발해 버린다.
블로그는 비록 중단된 기간이 길어져도 언제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준다.
내가 직접 고민하면서 기록했던 내용은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을 때 꺼내봐도 금세 머릿속에 회복된다.
오픽 손을 놓은 지 1년이 넘었지만 머리 싸매며 만들어뒀던 스크립트가 있으니 1주일이면 과거 실력을 만들 수 있다.
어떤 일을 멈췄다가 다시 시작하는 데에는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
어디서부터 다시 손을 봐야 하는지에 대한 막막함,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것에 대한 상심이 밀려오면서 시작도 전에 의지가 꺾이고 나의 무의식이 그것을 계속해서 후순위로 밀어낸다.
행하지 않음으로부터 오는 편안함의 관성을 거스르고 다시 시작하기란 너무나도 힘들다.
아무튼 연말을 맞아 다시 한번 열심히 해보자는 의미로 글을 남긴다.
내년에도 후회가 반복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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